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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0.07.02 08:53

치지 못한 종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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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음속에 멍처럼 남아 있는 시간이 있습니다. 심심할 때면 얼굴을 비춰보던 고향의 우물 같은 그런 시간이기도 합니다. 강원도 단강에서 첫 목회를 할 때였습니다.
새벽 4시30분 새벽기도회를 위해 10분 전 종을 쳤습니다.
새벽마다 울려 퍼지는 잔잔한 종소리를 하나님이 부르시는 소리로 알고 자석에 쇠 끌리듯 예배당을 찾아 첫 신앙을 가진 동네 할머니도 있었습니다. 새벽종은 그만큼 의미 있는 것이었지요.

기억에 남은 그날은 망설인 끝에 종을 치지 않았습니다. 긴 가뭄 끝에 단비가 왔고 밀렸던 모내기를 하느라 어둠 속 흙투성이가 돼 돌아오는 마을 사람들을 전날 밤 봤기 때문입니다.
종을 치면 그 소리를 듣고 고단한 몸을 일으켜 교회에 나올 교우들이 있었을 것입니다. 하지만 그 새벽에 필요한 하늘의 은총은 피곤함을 이겨낼 꿀잠이 아닐까 싶었습니다.

오래전 한 새벽, 치지 못한 종은 숙제처럼 남아 있습니다. 믿음과 인간다움의 거리는 얼마나 될지 묻는 질문으로 남아 있습니다.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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